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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키메라 항원세포 CAR-T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2021-11-29 조회수 815

출처: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매일경제


그리스 신화에 몸과 머리는 사자와 산양을 합쳤고, 꼬리는 용이나 뱀의 모습을 한 키메라라는 괴물이 등장한다. 불을 뿜는 이 괴물은 신화 속 세계를 어지럽히는 공포의 대상이다. 상상 속에 머물던 키메라가 과학의 발전으로 최근 의학 속에서 현실이 되었다. 여전히 괴물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반대로 생명 연장의 희망을 준다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 몸은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무언가가 침입하면 면역세포가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암세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는 T세포인데, 영악한 암세포는 자신이 마치 정상세포인 것처럼 위장하여 면역세포를 피해간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해서 암세포에 있는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표면에 수용체를 붙여 암세포를 인지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T세포로 만든 뒤 이를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여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때 새로 만든 T세포를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T세포, 약자로 CAR-T세포라 부른다. 이론적으로는 부작용도 없고 한번 주사로 치료를 끝낼 수 있으니 매우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CAR-T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외국의 임상시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기존의 모든 치료에 실패한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의 경우에도 40% 이상에서 완전 반응에 도달했다. 완전 반응을 보이면 장기간 재발 없이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이제 CAR-T세포 치료를 실험적인 방법이 아닌 표준 치료의 하나로 본다. 현재는 림프종 외에도 다발성 골수종, 전이성 유방암 등에 대한 치료도 시도되는 등 점차 범위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CAR-T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시작되었다. 시작 단계이기는 하나 국내 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다만 현재는 첨단재생바이오법의 허가 기준에 따라 승인을 받은 기관에서만 CAR-T세포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보니 일부 기관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되는 게 한계다. 또한 치료 비용이 수억 원의 고가인 데다가 보험 적용마저 안 되니 모든 부담을 개인이 전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행히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CAR-T세포 치료의 임상 연구를 시작해 초기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으므로 향후 좀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CAR-T세포 치료가 아직까지 비용 면에서는 괴물 키메라의 느낌을 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적절한 비용에 천사 같은 치료 결과를 보여주는 희망의 키메라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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