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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라로 급여 1년 '처방 해보니 효과 충분, 치료 포기줄어'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2022-04-21 조회수 596

출처: 김민건기자/ 팜뉴스

 

작년 3월 1일 다발골수종 2차 급여 적용, 첫 경구제로 사용 본격화 RCT데이터 RWE로 확인, 의료진·환자 모두 장기치료 만족
유지요법, 굉장히 중요하지만 "아직 너무 비싸"...실제 치료환자 40%↓

첫 경구형 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익사조밉)' 보험급여가 적용된 지 1년이 됐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 사용을 본격화 화며 실처방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왔다는 뜻이다. 
그 결과 다발골수종 치료 현장에선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변화가 있었다.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서 닌라로+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IRd) 3제요법 사용이 늘었고, 미충족 수요 분야였던 유지요법에서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과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
의료진과 환자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병원 내원이 어려운 환자 중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줄었다. 일상 생활과 치료의 균형을 맞추면서다. 처음 닌라로가 등장했을 때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 하나로 여겼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서 다른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지난 3월 30일은 세계 골수종의 날이기도 했다. 이즈음 팜뉴스는 정성훈 화순전남대병원 혈약종양내과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정 교수로부터 닌라로 급여 적용 1년이 가져온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성훈 화순전남대병원 혈약종양내과 교수
정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아직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과거 10년 전만 해도 보험이 적용되는 요법이 별로 없었기에 좁은 급여 요건 안에서 제한된 치료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최근 5~7년 사이 여러 치료요법에 보험급여가 적용돼 어떤 요법을 쓰는 것이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지, 다양한 옵션을 고민해 처방할 수 있게 됐다"며 치료 옵션 확대에 따른 치료 효과,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부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 교수는 "닌라로 처방 경험이 쌓이면서 우려를 불식할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생존율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그는 현재 대한혈액학회 산하 다발골수종 연구회 간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주요 요법은 무엇이 있나

"우선, 다발골수종 진단 후 자가조혈모 세포 이식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보통 이식이 가능하다면 'VTD요법(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또는 'VD요법(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식이 불가능하다면 'VMP요법(보르테조밉+멜팔란+프레드니솔론)' 또는 'RD요법(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식 여부와 관계없이 질환이 재발할 경우 'IRd 경구 3제요법(익사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타메타손)' 또는 'KRd(카르필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타메타손)' 중 하나를 선택해 치료를 진행한다. 두 요법 모두 PI억제제, 면역조절제를 스테로이드와 함께 쓰는 3제요법으로 2제 대비 효과면에서 우월하다는 게 전반적으로 입증돼 재발 시 표준치료로 쓰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에 닌라로 3제 'IRd 요법' 보험급여가 적용 중이다. 급여 뒤 환자들이 경험하는 치료 효과와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먼저, 우리 병원에서는 IRd요법 급여 적용 전부터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환자에게 처방을 시작했었다. 현재까지 약 40명 정도가 IRd 처방을 받았다.  
급여 이전에는 재발 시 보통 KRd 요법을 적용했다. 효과는 좋았지만 두 가지 제한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환자가 일주일에 2회 연속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 두 번째는 심장독성, 신기능 감소 관련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일부 고령 환자, 거주지가 멀거나 직장생활 병행 등 병원에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IRd 요법은 좋은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내원 횟수를 월 1회 정도로 줄여,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개선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서 주로 IRd 요법을 사용한 경우는 어떤 환자들인가

"의료진마다 처방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나는 환자가 얼마나 병원에 자주 내원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먼저 고려한다. 
실제 오늘 외래를 방문한 한 환자도 IRd와 KRd 요법을 각각 설명하고 선택의 기회를 드렸다. 환자가 "혼자 병원에 올 수 없어 보호자와 동행이 필수다. 일주일에 2회 연속 병원을 계속 방문하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라고 해서 IRd 요법을 결정했다. 두 달 전 IRd 치료를 시작한 젊은 환자도 직장 생활과 유지가 가능한 IRd 치료를 결정했고 현재까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갑자기 콩팥 기능이 심하게 떨어지거나 형질세포종 같은 암덩이가 이곳 저곳에서 생겨나는 등 공격적으로 재발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매우 공격적인 재발은 KRd를 우선 고려했다. 반대로, 그 외 대부분 일반적인 재발은 IRd 처방으로 효과를 많이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코로나19도 하나의 큰 고려 요소였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발골수종 환자의 병원 내원을 최대한 줄이는 요법을 선택하려 한다. 그런 측면에서 IRd는 좋은 옵션이다."

▶실제 IRd 처방을 해보니 환자 예후와 상태는 어땠나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효과와 이상반응을 예측하게 된다. 실제 그 치료제를 썼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을 수 있다. 
IRd 요법은 처방 경험이 쌓일수록 오히려 그런 우려를 점차 불식할 만큼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소화기 부작용 등 투약을 중단할 만큼 이상반응이 나타는 환자 비율도 높지 않다. 편리하고 효과적이며 내약성도 매우 좋은 약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지현 동아대병원 이지현 교수가 발표 준비 중인 국내 IRd 요법 환자 데이터를 보면 IRd를 처방받은 환자 46명 중 부분관해 이상 효과를 보인 환자 비율이 89%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에서 반응을 확인한 것이다. 대게 2달 사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 굉장히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을 유도하는 요법으로 볼 수 있다."

▶IRd와 KRd 요법은 각각 임상연구를 통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확인했다.  환자 입장에서 수치적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다양한 치료 요법의 개별 임상시험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일부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임상연구 간 수치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임상시험은 각 특정 조건에 맞는 환자를 모집하며, 고위험군 환자 비율 등 실제 모집된 환자 특성이 연구마다 다를 수 있다.
미국 등 실제 처방 환경에서 IRd요법 데이터를 분석한 리얼월드(RWE) 결과를 보면(개별 임상 수치와 달리) 다른 3제 요법 대비 가장 높은 TTNT(리얼월드 분석에서 PFS에 대한 대리 척도 중앙값, time to next therapy)를 보였다. 이는 약제 복용 편의성이 실제 환경에서 환자 순응도를 높이고 그것이 효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RWE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대리 척도로 TTNT 지표를 왜 보는가

"RWE는 임상연구와 달리 제한된 조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기관마다 행하는 검사 주기 등이 다 다를 수 있어 무진행생존기간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얼월드에서는 TTNT가 더 정확한 지표라고 볼 수 있으며 널리 쓰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나라에서 IRd 요법의 RWE를 확인 중이다.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RWE가 중요한 이유가 있나

"실제 처방 환경에서는 임상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환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3개 기관에 등록한 새로 진단받은 다발골수종 환자 약 1260명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약 40% 환자가 일반적인 임상에 들어갈 수 없는 다양한 신체적 특성을 갖고 있었다. 초고령 환자나 진단 당시 건강 자체가 좋지 않아 임상 참여가 불가능한 환자, 신장·간기능이 떨어진 환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임상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에게 치료법을 적용했을 때는 임상에서 확인했던 효과나 이상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RWE는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점과 임상에 참여하지 못하는 환자군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다양한 요건 속에서 IRd를 처방했을 때 오히려 임상 대비 RWE 데이터가 더 좋게 나타나는 연구들도 있었다. 결국,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화제를 돌려서 유지요법에 관해 묻고 싶다. 닌라로는 지난해 9월 적응증 확대로 조혈모세포 이식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서 유지요법 사용이 가능해졌다. 유지요법이 왜중요한가

"유지요법은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굉장히 중요한 치료 전략 중 하나다. 유지요법은 유도요법 또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좋은 반응을 최대한 유지시키거나 때로는 더 좋은 반응을 만들어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전체 생존기간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자가 새로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으면 초기 유도요법을 받은 이후 공고요법 또는 유지요법 단계로 치료를 진행한다. 자가조혈모 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자는 이식 후 유지요법을, 이식을 시행하지 않으면 일정기간 유도요법 후 유지요법으로 넘어간다. 
유지요법을 하지 않는다면 제한된 기간 동안 유도요법을 적용하고, 좋은 반응을 얻더라도 18개월 이내(평균 1.5~2년 사이)에 대부분 재발한다."

▶유지요법 적용 여부에 따라 다발골수종 환자 예후와 생존기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인가

"그렇다. 유지요법은 환자의 전체적인 무진행 생존기간, 전체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 요법이라고 생각한다. 재발이 잦은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재발까지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고, 환자의 건강 상태가 가장 좋을 때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한다는 측면에서 환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치료라고 볼 수 있다.
닌라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TOURMALINE-MM3 연구를 통해 위약군 대비 약 5~6개월 정도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을 보였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TOURMALINE-MM4에서는 약 8개월의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다. 
특히, 반응이 좋은 환자들은 21개월(Median follow-up) 이상 추적 시점에서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을 만큼 환자 특성에 따른 무진행 생존기간 혜택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미세 잔존질환이 음성인 환자들은 무진행 생존기간을 더 많이 연장할 수 있다."

▶전체 생존기간 향상에 유지요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유지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무엇이며, 요구되는 중요한 요건은 뭔가

"유지요법이 갖춰야 할 몇 가지 요건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효과다. 또한, 그 효과는 일부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나타나야 한다. 두 번째는 독성이 적어야 한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제로 이상반응이 증가한다면 유지요법으로서 의미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세 번째는 편리해야한다. 자주 내원해야 하거나 복용법이 어려우면 역시 유지요법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탈리도마이드는 일부 유지요법 관련 연구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을 보였으나,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혜택은 보이지 못 했다. 말초 신경통이나 신경염증 등 이상반응 문제가 있어서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 
벨케이드는 말초신경염증이나 대상포진 증가, 2주 마다 내원해 주사를 맞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레날리도마이드는 효과도 있고 말초신경염증 비율도 높지 않다. 매일 복용하긴 하지만 내원일수를 줄여줘 가장 좋은 옵션으로 쓰여왔다. 다만, 레날리도마이도는 최근 장기 복용 시 2차 암이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꽤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고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적용 환자 중 약 30%는 골수기능 저하, 피부 발진 등으로 치료를 중단하고 있었다. 
유지요법에는 또 다른 옵션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닌라로는 유지요법 시 주 1회 경구 복용으로 편리하고, 말초신경병증 이상반응이 심하게 발생하지 않으며, 일부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효과가 충분할 수 있다는 점을 임상에서 확인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현재 국내 유지요법 치료 환경은 어떤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유지요법 시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유지요법을 받는 환자 비율이 굉장히 적다. 환자 10명 중 8명은 유지요법을 받고싶다고 하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비율은 전체의 40% 정도로 절반 이하다. 
치료를 받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 레날리도마이드도 현재 매달 약 200만원 정도의 치료비가 든다. 닌라로 유지요법도 지난해 9월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높은 가격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실제 처방으로 이어진 사례가 없다."

▶만약 유지요법을 받지 못 하고 재발한다면 치료 옵션은 어떻게 되나

"유지요법을 하지 않아도 정기 내원을 통해 검사를 시행한다. 재발시 앞서 이야기한 2차 요법으로 IRd 또는 KRd를 시행한다. 그 이후 치료 옵션은 KRd를 적용한 환자에서는 보통 'Pd(포말리스트+덱사메타손)' 또는 'PCd요법(포말리스트+덱사메타손+사이클로 포스파마이드)'을 쓴다. 더 나빠지면 다잘렉스 단독치료를 실시한다. IRd 적용 환자에서는 이후 Pd, PCd에 더해 'Kd(카르필조밉+덱사메타손)요법'도 적용 가능하다."

▶지난 3월 30일은 세계 골수종의 날이었다.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유지요법에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가 없어서 전체 다발골수종 표준 치료 과정에 문제가 있다. 유지요법 보험 적용이 가장 필요하다. 
더불어 최근 여러 면역치료제나 이중항체, CAR-T세포 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제들이 다발골수종에서도 좋은 효과를 확인하고 있는데 결국 고가 약제들이라 우리나라 급여 환경에 어떻게 잘 도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약 2000명의 다발골수종 환자가 발생한다. 세계 골수종의 날을 계기로 대중에 질환을 알리고, 학계와 정부, 환우회 모두가  치료제 보험급여 문제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많은 다발골수종 환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해도 면역력이 떨어지는 질환 특성상 중화항체가 충분이 만들어지지 못 한다. 모쪼록 환자들이 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한다. 좋은 약제들도 빠르게 보험 적용이 되는 등 치료 환경이 계속 개선되어서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많이 연장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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