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김경원기자/코리아헬스로그
염색체 변이 종류 따라 달라…약제에 대한 치료 반응도 중요
골수의 형질세포에 생긴 암인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은 현대의학에 아직 '완치' 개념이 없는 혈액암이다. 암이 걸린 형질세포 '골수종세포'를 없애는 치료를 해서 관해 상태를 만들어도 골수종세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시 나타날지 알 수 없어 다발골수종 환자는 평생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진료를 받으면서 재발 시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 벌 걸리면 평생의 동반자로 같이 지내야 하는 병인 다발골수종에 대한 별별 궁금증을 풀어본다.
다발골수종은 흔히 고령암으로 통하는데, 다발골수종은 60대 이상 고령에게만 발병하는 암일까? 그렇지 않다. 전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에서 "우리나라에서 보통 68세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하는 병은 맞다. 하지만 약 5%에서는 40대 미만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은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실제 그럴까?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는 "남자나 여자나 발생 빈도가 크게 많이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살짝 남자가 좀 많다는 통계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령에 많이 발생하는 게 더 중요하지,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아주 많이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통계"라고 말했다. 임호영 교수는 "다발골수종 여러 통계를 보면 항상 약 15%는 남성이 많이 발생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많이 발생한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확진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김진석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진단하는데 혈액검사와 소변검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지만 확진을 하기 위해서는 '골수 내 형질세포가 몇 %가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골수검사가 굉장히 중요한 소견"이라며 "골수검사가 필요하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짚었다.
다발골수종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진 경우에 치료하면 신장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렇다. 임 교수는 "처음 진단 당시 신기능 저하의 정도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중요하다"며 "치료를 했을 때 신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는 실제로 많이 볼 수 있다. 가능하면 신기능이 너무 떨어지기 전에, 요즘 같이 좋은 약제들이 많을 때 좀 더 강력한 치료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에서 의료진을 만나게 되고 치료를 한다면 상당수에서 신기능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 치료를 할 때 '불응'의 기준은 어떻게 판단할까? 임호영 교수는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할 때는 혈액 또는 소변에서의 M단백을 측정한다"며 "M단백은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로 종양세포의 양과 어느 정도 비례가 된다. M단백이 감소하는 경우는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M단백이 절대값으로 항상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기준치에 비해 조금 높거나 낮게 측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불응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 수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임 교수는 "보통 치료를 하는 도중에 M단백이 가장 낮은 기준치보다 25% 이상 증가하거나, 절대양으로 0.5g/dL 정도로 증가하는 경우 등을 보통 (다발골수종) 진행이라고 표현한다"며 "약제를 복용하거나 중단한지 보통 2~3달 이내의 경우에 병이 진행하는 상황, 즉 질병이 진행해서 M단백이 증가하는 상황을 '불응'이라고 한다"고 짚었다.
유지치료에서 M단백 수치가 빠른 시간 내 0이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예후에 차이가 있을까? 김 교수는 "대부분 환우들이 0이 안 되면 불안해한다. 사실 0이 빨리 안 되더라도 아주 낮은 농도로 잘 유지가 되는 환자들은 재발이 굉장히 늦다. 그렇기 때문에 꼭 0이 됐다고 해서 경과가 아주 좋고 0이 안 되고 M단백이 0.1, 0.2 정도로 계속 유지가 됐다고 예후가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M단백 수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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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필수치료일까? 이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김진석 교수는 "현재까지도 초기에 진단받는 환자들이 처음에 관해유도 항암치료를 받은 이후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연이어서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치료법을 여전히 간주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70세가 넘는 환자들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합병증 때문에 많이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70세 미만인 경우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같이 추가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유지치료로 다양한 약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약제 처방 기준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건강보험 기준에 따라 약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레날리도마이드만 현재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이후에 유지요법으로 (급여가) 승인이 나있다"며 "현재는 레날리도마이드를 사용하게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레날리도마이드에 플러스 다른 약제를 병용하는 치료들도 고위험군에 한해서는 좀 시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 고위험군에게는 현재 다잘렉스 같은 표적치료제나 카필조밉, 보르테조밉 같은 약제들을 레날리도마이드와 병용해 쓰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김진석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레날리도마이드 병행치료에) 급여가 되지 않는다"며 "전 세계적으로 레날리도마이드 단독요법만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하게 권고요법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발골수종에서 유지요법을 하는 게 항상 좋은 것일까? 김 교수는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현재는 그렇다고 짚었다.
그 이유는 연구로 입증돼 있다. 김진석 교수는 "현재까지 나와 있는 자료로는 유지요법을 받는 사람이 안 받는 사람보다 생존 기간이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이 다 길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잔류암 검사를 통해 유지치료를 하지 않는 환자도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는 미세잔류암을 평가해 미세잔류암이 없는 사람에 한해 선택적으로 유지요법을 좀 미루는 전략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은 염색체의 변이가 여부에 따라 예후가 차이가 있을까? 아니다. 변이 여부가 아니라 변이 종류에 따라 예후가 결정된다. 김진석 교수는 "염색체검사는 다발골수종의 예후 예측에 굉장히 중요하다. 염색체 변이 중 몇 가지는 아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염색체 변이가 모든 게 다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 중 17번 염색체나 1번 염색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매우 나쁘고, 이런 것들을 감안해 국내에서는 현재 맞춤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다발골수종의 예후는 나이에 따라 다른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임호영 교수는 "치료를 받는 입장에서 치료를 견디는 환자의 능력 등은 훨씬 젊은 사람들이 더 좋기 때문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 같은 치료들도 훨씬 더 고령에 비해 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040 환자들과 노령 환자들과의 치료 결과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오히려 약제에 대한 반응들이 다발골수종 환자의 예후에 좀 더 중요한 것으로 지금 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 환우는 치료를 통해 호중구 수치가 좋아졌어도 일반인들보다 감염에 취약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사실 호중구 수치만으로는 감염 위험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임 교수는 "다발골수종에서의 감염이 호발하는 주요한 이유가 비단 호중구 감소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갈 때 그것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우리 몸의 항체 '면역글로불린'이 부족한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호영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 후 호중구가 떨어져서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치료를 통해 비정상적인 다발골수종이 조절되고 정상적인 형질세포가 늘어난다면 오히려 면역은 좋아질 수도 있다"며 "치료하고 호중구가 낮은 시기가 일부 있을 수 있어 그때는 주의를 하고 치료를 통해 병이 조절되면 어느 정도 면역도 회복된다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김진석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예방접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우는 특히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 독감 예방접종, 경우에 따라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을 주치의와 잘 상의해 적절한 시점에 예방접종을 잘 하는 게 중증감염을 막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혈액암에서 CAR-T치료가 핫한데, 다발골수종도 현재 국내에서 CAR-T치료를 표준치료로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임 교수는 "다발골수종에서 BCMA라고 하는 표적을 가지고 있다. 암세포가 표현하는 BCMA를 타깃으로 하는 CAR-T치료가 현재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실제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표준치료는 항암제 다음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CAR-T치료도 표준치료로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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