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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보람찬 혈액암 치료, 손발 묶지 말기를…”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2025-06-05 조회수 49

출처;이성주기자/코메디닷컴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예전엔 속수무책이었을 환자들을 살린다는 보람으로 일한다"면서, 혈액암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한 보건의료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의정갈등 때 내과 교수들이 번갈아가면서 당직 설 때 혈액내과 맡기를 꺼렸다고 해요. 혈액암은 치료가 가능한 암이 됐지만, 자칫하면 살 수 있는 환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혈액내과 교수들은 그런 점에서 힘든 일을 하지만 자긍심이 큽니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혈액학회 전문의들은 예전엔 속수무책이었을 환자들을 살린다는 보람으로 산다”면서 “백혈병에 걸렸던 환자가 나중에 아기를 낳고 ‘돌떡’을 갖고 왔을 때 그 기쁨을 상상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백혈병 3년 치료받고 회복한 학생이 2019년 ‘불수능’에 만점을 받고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가 있는 서울대 의대에 수석입학한 뉴스 기억나나요? 의사들은 혈액암을 이겨낸 환자가 대학에 합격했거나 취업해서 찾아올 때 더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운전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문득 어떤 환자가 갑자기 생각나기도 해요. 그때 이랬으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김 이사장은 표정이 바뀌었다가, 다시 “그래도 갈수록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관식에게 찾아온 다발골수종, 지금은 10년 이상 생존

 

그는 넥플릭스 드라마 ‘폭싹 쏙았수다’의 남자 주인공 관식(박보검, 박해준 역)을 삶의 외통수로 몰았던 ‘다발골수종’도 예전에는 불치병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10년 이상 사는 병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관식이 앓았던 다발골수종도 혈액암인가?

“그렇다. 혈액암 하면 일반인은 백혈병만 떠올리지만 종류가 100가지가 넘고 유형이 각각 다르다. 백혈병도 소아와 성인의 특성이 많이 다르고 만성, 급성, 림프구성, 골수성 등의 백혈병이 근원부터 다르다. 우리나라엔 백혈병 환자가 약 2만5000명, 림프종은 약 7000명, 다발골수종은 1만여명 있다. 혈액암 하면 어린이나 여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노인에게 더 많이 발병하고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혈액암은 종류가 많아서 초기에 알아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관식이도 건강검진에서 병을 발견하지 않았나?

“인체는 신호를 보내는데, 보통 사람이 알기가 쉽지 않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피로한 삶을 살기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인하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백혈병 증세는 빈혈, 멍, 잦은 병치레, 미열, 전신 쇠약감과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이다. 림프종은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이 부어 혹이 만져지고 체중 감소, 나른함, 가려움 등의 증세도 있다. 다발골수종은 허리나 갈비뼈 통증, 변비, 피로, 근육약화, 어지럼증, 멍, 요로감염 등의 증세가 있다. 그러나 증세로 병을 조기에 찾기보다는 규칙적 건강검진으로 좀 더 일찍 병을 찾아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게 현실적으로 보인다.”

 

-혈액암이라고 곧바로 치료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암은 빨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을 것 같은데….

“암마다 다르다. 백혈병과 공격적 림프종은 발견 즉시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부 급성 백혈병은 급속도로 진행하므로 한시가 급하다. 그러나 지연형 림프종은 성급히 치료하지 않고 진행 상태를 지켜본다. 당장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지 않는데 항암제 효과를 못보고 독성만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은 두 경우 모두 존재한다. 내가 의대 다니고 수련 받을 때만 해도 다발골수종은 ‘불치병’이었지만 지금은 ‘어렵지만 치료 가능한 병’으로 바뀌었다. 관식이 때만 해도 평균 생존 기간이 1~2년이었지만 지금은 10년 이상이다. 좋은 신약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선 안된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T세포를 뽑아서 문제가 되는 환자의 형질세포를 공격하도록 조작한 뒤 환자에게 주입하는 카티(CAR-T) 치료제 ▲형질세포와 T세포 두 가지와 한꺼번에 결합해 공격 대상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게 하는 이중특이성항체 치료제 ▲항체와 세포독성항암제의 장점을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이 치료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처;이성주기자/코메디닷컴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예전엔 속수무책이었을 환자들을 살린다는 보람으로 일한다"면서, 혈액암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한 보건의료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의정갈등 때 내과 교수들이 번갈아가면서 당직 설 때 혈액내과 맡기를 꺼렸다고 해요. 혈액암은 치료가 가능한 암이 됐지만, 자칫하면 살 수 있는 환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혈액내과 교수들은 그런 점에서 힘든 일을 하지만 자긍심이 큽니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혈액학회 전문의들은 예전엔 속수무책이었을 환자들을 살린다는 보람으로 산다”면서 “백혈병에 걸렸던 환자가 나중에 아기를 낳고 ‘돌떡’을 갖고 왔을 때 그 기쁨을 상상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백혈병 3년 치료받고 회복한 학생이 2019년 ‘불수능’에 만점을 받고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가 있는 서울대 의대에 수석입학한 뉴스 기억나나요? 의사들은 혈액암을 이겨낸 환자가 대학에 합격했거나 취업해서 찾아올 때 더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운전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문득 어떤 환자가 갑자기 생각나기도 해요. 그때 이랬으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김 이사장은 표정이 바뀌었다가, 다시 “그래도 갈수록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관식에게 찾아온 다발골수종, 지금은 10년 이상 생존

 

그는 넥플릭스 드라마 ‘폭싹 쏙았수다’의 남자 주인공 관식(박보검, 박해준 역)을 삶의 외통수로 몰았던 ‘다발골수종’도 예전에는 불치병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10년 이상 사는 병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관식이 앓았던 다발골수종도 혈액암인가?

“그렇다. 혈액암 하면 일반인은 백혈병만 떠올리지만 종류가 100가지가 넘고 유형이 각각 다르다. 백혈병도 소아와 성인의 특성이 많이 다르고 만성, 급성, 림프구성, 골수성 등의 백혈병이 근원부터 다르다. 우리나라엔 백혈병 환자가 약 2만5000명, 림프종은 약 7000명, 다발골수종은 1만여명 있다. 혈액암 하면 어린이나 여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노인에게 더 많이 발병하고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혈액암은 종류가 많아서 초기에 알아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관식이도 건강검진에서 병을 발견하지 않았나?

“인체는 신호를 보내는데, 보통 사람이 알기가 쉽지 않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피로한 삶을 살기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인하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백혈병 증세는 빈혈, 멍, 잦은 병치레, 미열, 전신 쇠약감과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이다. 림프종은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이 부어 혹이 만져지고 체중 감소, 나른함, 가려움 등의 증세도 있다. 다발골수종은 허리나 갈비뼈 통증, 변비, 피로, 근육약화, 어지럼증, 멍, 요로감염 등의 증세가 있다. 그러나 증세로 병을 조기에 찾기보다는 규칙적 건강검진으로 좀 더 일찍 병을 찾아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게 현실적으로 보인다.”

 

-혈액암이라고 곧바로 치료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암은 빨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을 것 같은데….

“암마다 다르다. 백혈병과 공격적 림프종은 발견 즉시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부 급성 백혈병은 급속도로 진행하므로 한시가 급하다. 그러나 지연형 림프종은 성급히 치료하지 않고 진행 상태를 지켜본다. 당장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지 않는데 항암제 효과를 못보고 독성만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은 두 경우 모두 존재한다. 내가 의대 다니고 수련 받을 때만 해도 다발골수종은 ‘불치병’이었지만 지금은 ‘어렵지만 치료 가능한 병’으로 바뀌었다. 관식이 때만 해도 평균 생존 기간이 1~2년이었지만 지금은 10년 이상이다. 좋은 신약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선 안된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T세포를 뽑아서 문제가 되는 환자의 형질세포를 공격하도록 조작한 뒤 환자에게 주입하는 카티(CAR-T) 치료제 ▲형질세포와 T세포 두 가지와 한꺼번에 결합해 공격 대상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게 하는 이중특이성항체 치료제 ▲항체와 세포독성항암제의 장점을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이 치료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약 급여 너무 제한적... 혈액암 전문의 턱없이 부족"

 

-좋은 신약이 나오면 환자에게 곧바로 적용될 수 있나? 너무 고가이면, 환자와 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 줄수도 있을 텐데….

“우리나라에선 좋은 약에 대해 허가도, 급여화도 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문제다. 위에서 예를 든 신약도 급여 혜택을 못받으면 많은 환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굳이 신약을 들지 않더라도, 혈액암 분야 치료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림프종의 첫 치료제에 대한 규정은 20년이 지나도록 안 바뀌고 있다. 림프종 중 가장 많은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은 Pola-R-Chop 요법이 재발과 사망 위험을 확실히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져 표준치료가 될 만하지만 한국에선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웃 일본은 급여에 포함된 지 오래됐는데…. 환자가 ‘일본에선 살 수 있는데 우리는 왜 안되냐?’고 항의하면 말문이 막힌다.”

 

-보험재정이 한정적이어서 급여화에 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혈액암은 좀 특수한 부분이 있다. 환자를 완치할 수 있는데 제도 때문에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은 의사로서도 가슴 아픈 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신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 이전에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때엔 억장이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원회의 위원들이 고형암을 보는 의학자 위주이고 혈액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혈액암의 특수성이 간과되는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를 혈액암과 고형암으로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도 건의했지만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급여도 현재는 암 특례에 해당하면 환자가 약값의 5%만 내도 되지만 20%, 30% 등을 내게 해서 환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이 역시….”

김 이사장은 “밖으로 드러나진 않고 있지만 혈액암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걱정했다.

국내 혈액내과 전문의는 인구 10만명당 0.307명이어서 영국(2.92명), 일본(1.109명), 미국(0.707명)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최근 혈액질환 전문가 대상 조사에서 전문의들의 절반이 월 5회 이상 야간당직을 서며 80.5%가 야간 당직 다음날 쉴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피로감(86.6%), 우울증(44.3%), 불면증(40.9%) 등의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이 것이 젊은 의사들이 지원을 꺼리는 이유이고, 의사들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과 잦은 의료소송 등도 젊은 의사들의 지원 기피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72.3%가 국내 혈액학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으로 대답했어요. 인구 고령화 탓에 혈액암 환자는 급증하는데 의사는 격감할 것이 눈에 보입니다. 환자는 누가 보지요? 혈액암에 걸리면 외국으로 가야 살 수 있는 상황은 막아야 할 텐데…. 혈액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것, 정말 보람되고 흥미로운 일인데, 의사로서의 행복을 북돋아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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